동네 산책. Connaught St. #nikeplus 2016-03-10 09:33
하아아 ㄱ망 - at British Museum 2016-03-10 11:39
제일 좋았던 건 역시 이것. 기프트샵에 이걸 본따 만든 고양이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하나는 너무 컸고 하나는 너무 부실했다. 2016-03-10 11:41
박물관이 너무 좋다. 생명이 없는 오래된 것들이 내뿜는 뭉툭하고 가라앉은 공기. 부서지고 녹슬고 잘려나간 코와 팔다리. 그럼에도 잊지않고 부적처럼 달린 성기들. 먹고 마시고 보고 그리고 또 먹고 마시고. 2016-03-10 16:16
예쁜 게 많았는데 이건 @medit22 보여주고 싶었다. 흙으로 만든 인형 집이야. 20세기 후반 모리타니아. 2016-03-10 17:04
이거 데이빗 보위같지 않냐? 2016-03-10 18:51
이곳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만큼이나 잘 웃지 않는다. 그래도 한국 아저씨들처럼 무서운 표정은 아니고 그냥 무표정. 아무도 신호등 따위는 지키지 않고, 길거리는 걸어다니며 피우는 담배 연기와 향수 냄새와 매연으로 숨쉬기 힘들 지경이다.
그리고 누가 영국 여자들이 못생겼다고 했니. 거리 전체가 수퍼모델로 가득하다. 대부분 스키니진에 어두운 색 코트를 입고, 긴 갈색 혹은 금색 머리는 묶거나 아무렇게나 풀어헤치거나 비니를 쓰고, 부츠나 굽 낮은 가죽 구두를 신었다. 엄청나게 가늘고 긴 다리와 엄청나게 작은 머리.
하루종일 대영박물관에 있었다. 박물관이라면 파충류와 아프리카관부터. 아프리카의 예술품들은 최고다. 이 응집된 기운을 가진 원초적인 형태의 예술품들이 대부분 20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 놀랍다. 예쁜 걸 너무 많이 봤다. 나중에 그리려고 차곡차곡 저장해뒀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것들보다 더 끌리는 것은, 어둡고 잔혹하고 궁금한 이야기들. 칼에 어깨를 찔려 죽은 20대 남자의 잘 보존된 피부와 머리카락, 머리에 구멍이 나고 목이 졸리고 칼에 찔린 채 늪 바닥에 처박힌 후 수천년이 지나 발견된 남자의 찌그러진 두개골과 착착 접힌 몸, 뼈가 약해 부서지는 병에 걸린 어린아이의 기이하게 생긴 두개골과 부러진 갈비뼈 같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