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니모 수도원. 정면과 건물 안도 아름다웠지만 관광객이 없는 뒤쪽 정원도 좋았다. 대서양을 따라 걸어 벨렘 탑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Pastéis de Belém에서 에그 타르트를 먹었다. 줄서서 먹을만한 맛인지는 잘...
리스본은 아름다운 도시지만 교통 안내 시스템의 사용자 경험은 아무래도 많이 부족했다.
공항 버스 티켓 파는 데선 버스 티켓으로 24시간 동안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작 트램 승무원들은 모르고 있어서 현금을 내야 했다. 문제는 티켓에 설명이 아주 애매하게 써있다는 거. 된다는 건지 안된다는 건지. 지하철 일일권 자판기는 20유로짜리를 받는다고 써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설명도 없이 계속 뱉어냈다. 자세히 보니 기계 윗부분에 '거스름돈이 10유로까지만 나온다'고 써있다. 즉 20유로 짜리 지폐로는 10유로 이하 짜리를 살 수 없다는 것. 물론 이런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이걸 알아낸 나는 천재인듯;). '티켓'과 '카드'의 용어도 혼동하기 딱 좋게 되어 있다. 두명 분을 살 때 잘못하면 두배의 돈을 내게 된다.
게다가 구글맵에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트램 노선이 나오지 않는다. 검색해봐도, 인포에 가봐도 지하철 노선도같이 한장으로 보기 쉽게 정리된 트램 노선도가 없다. 여기저기 묻고 또 물어 겨우 트램을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중간쯤에서 모두 내리란다. 트램에 가득한 관광객들 모두 어리둥절한 채 내려서 버스로 갈아탔다. 아무도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고, 어디서 몇번 버스로 갈아타라고 얘기해주지도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대통령궁에서 주말 행사가 있어서 트램이 다니는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속이거나, 부당하게 이득을 보려 하거나, 위협을 가하지 않았고, 특별히 굽신거리거나 다정하지도, 그렇다고 무시하거나 차별하지도 않았다.
Fado Lady at #RoyalFado in #lisbon ❤❤👍👍 #drawing
저녁 늦게 알파마 거리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파두 공연을 봤다. 트램이 12시까지 다니는 줄 알았는데 시간표를 자세히 보니 이미 끊어졌다. 우버를 불러 숙소까지 왔다. 우버는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듯.
눈을 돌리기만 해도 아름다운 것이 넘쳐난다. 사람도, 집도, 길도, 햇빛도, 나무도, 모든 게 아름답다. 그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벌써 한시.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