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travelog


Picasso in Munchen

어제 휴관이라 못본 것이 아쉬워서 오늘 다시 렌바흐하우스를 찾았다.
지하의 쿤스트바우에서 열리는 <Picasso in München> 전시회를 먼저 보았다. 이 전시회는 쾰른의 루드비히 박물관(Ludwig Museum)과 뮌헨의 렌바흐하우스 박물관의 교환전으로,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수백점에 달하는 피카소의 드로잉, 판화, 조각들이 전시되었다.
'17세에 이미 다빈치와 같이 그릴 수 있었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는 그.
90세에 이르는 전 생애에 걸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실험했고, 누렸고, 즐겼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그 즐거움, 그 강렬한 에너지가 그대로 느껴진다.

* 지금 생각한 거지만 구글은 '도서관 프로젝트' 끝나면 '명화 프로젝트'를 하는 게 어떨까. 고해상도 스캔이나 촬영을 해서 올려주면 돈 없고 시간 없어서 여행 못하고 전시회도 못가는 사람들도 인터넷에서 좋은 그림들 볼 수 있고. 그림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전시하느라 훼손될 우려도 적어지고. 좋지 않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여기도 대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2차 대전을 겪었거나 혹은 그 이후에 태어났을 이들. 지금은 부유한 조국에서 나이 들어 개를 키우고 갤러리를 찾아다니고 운동을 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올림픽 공원의 평화로운 봄

피카소 전시회를 보고 렌바흐하우스까지 보려고 했지만 친구와 만나서 올림픽 공원과 BMW 전시장을 보러가기로 했기 때문에 발길을 돌렸다(사실 청기사파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서). 엄청난 규모의 올림픽 공원은 1972년 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데도 마치 몇 년 전에 지은 듯 새것 같다.

지난번 볼펜을 잃어버린 지라 올림픽 공원 내의 기념품 가게에서 전망대 엘리베이터 모형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볼펜을 구입했다. 어렸을때 외국에 갔다온 어르신들한테 이런 볼펜을 선물로 받고 신기해했던 기억.


별로 빠르지 않은, 매우 더운 ICE

독일에서는 한군데 머물러 있기 보다는 여러 마을을 계속 돌아다니게 될 듯 하다. 오늘은 가까운 슈투트가르트를 들러서 밤기차를 타고 함부르크로 가기로 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뮌헨에서 서쪽으로 기차로 2시간 10분쯤 걸리는 곳에 있는 마을.

지금은 4시 36분 ICE의 일등칸 컴파트먼트. 비가 온다. 국내선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고, 우리 칸에도 두명의 백인 아저씨들이 더 탔다. 둘이 따로따로 왔는데 어찌 저리 비슷한지(하긴 우리 눈에 백인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고 그들 눈엔 우리가 비슷해 보이겠지), 마치 형제 같다.

세계 3대 고속열차 중 하나라는(속도가 시속 300km라고 하지만 속도계를 보니까 150km도 안됨) 이눔의 기차는 어찌나 더운지 기온이 24도에 육박하고 있다(지난번에 비행기에서 산 시계는 계산기 기능 뿐만 아니라 온도계 기능도 있다). 더워서 쩔쩔매면서 보니, 앞에 앉은 백인 형제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고 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텐데.


슈트트가르트 : 신 궁전과 쉬티프트 교회

ICE에서 내려 역 근처의 마르쉐에서 좀 늦은 저녁을 먹고, 함부르크로 가는 밤기차를 타기 전까지 해가 저무는 거리를 둘러보았다.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밤기차를 탔고, 함부르크로 가려면 도중에 만하임과 마인츠에서 4~5분 간격으로 두번을 갈아타야 한다.


만하임 역에 내려 마인츠행 기차를 기다린다.

열한시가 좀 넘은 시각의 휑한 플랫폼.
아무리 기다려도 마인츠행 기차는 오지 않고...
시간은 열두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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