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travelog


​알함브라는 정말 아름다웠다. 정원의 나무나 꽃들은 대부분 인공적으로 다듬어져 있었고, 산책과 조망을 위한 코스가 잘 짜여져 있었고, 그 코스를 따라 분수와 연못과 수로가 배치되어 있었다. 가는 곳마다 고양이들이 있었고, 정원 곳곳에서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났다. 좋았다. 아마도 이 냄새가 '알함브라의 냄새'로 기억될 것이다.

들어가 보고 싶은 오래된 안마당들이 많았지만 모두 잠겨 있었다. 세상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궁전 기프트샵에서 로르카의 시가 실린 그림책을 샀다. 아마존에 없는 스페인어 버전.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도저히 놓고 나올 수가 없었다.

잘 짜여진 궁전 안과는 달리 알바이신 지구 쪽으로 내려가는 계곡 길은 다듬어지지 않은 오래된 숲길이라 더 좋았다. 이곳은 티켓 없이도 갈 수 있는 곳이다.

숙소를 알바이신 지구로 옮겼다. 짐을 메고 달동네처럼 산꼭대기에 있는 숙소를 찾아갔다. 리셉션은 영어도 잘하고 눈치 빠르고 친절한 젊은 여자였지만, 역시 부킹닷컴 정보와는 달리 창도 없고 방음도 제대로 안되는 곳이다. 그나마 깨끗해서 다행.

동네 슈퍼마켓에서 과일을 사고 궁전과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산꼭대기 광장에 올라갔다. 오래된 교회 벽에 나무 그림자가 그림처럼 놓였고, 환한 달빛 아래 사람들이 모여앉아 웃고 사진을 찍고 얘기를 나누었다. 궁전 쪽에서 누군가 풍등을 날렸다. 주황색 풍등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 사라졌다.
평화.

내일은 아침 비행기로 마지막 도시인 바르셀로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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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페인 | 그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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