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06 Lisbon] 2016.3.13 우아하지 않은 것이라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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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가 진짜 맛있어. 어딜 가든 맛있다. 노땡은 에스프레소('coffee'라고 하면 모두 이 작은 잔에 주는 에스프레소를 말함), 나는 라떼(여기서는 'coffee with milk'라고들 함). 우유도 너무 맛있다. 한가지 아쉬운 건 양이 너무 적다는 것. 한국에서 tall 사이즈 텀블러로 하루 두잔을 먹던 우리는 항상 아쉬워서 한두잔씩 더 시켜야 했다.

  

• 2016-03-13 10:55 아이폰 충전 케이블이 망가졌는데 어디서 사야하는지 모르겠어 ㅜㅜ

  

  

  

  편의점에 갔더니 아저씨가 아주 자세히 가르쳐주셨다. 아저씨가 가르쳐주신 Armazéns do Chiado(치아도 지역의 쇼핑센터)의 프냑(FNAC)에서 케이블을 사고, 추울 때 껴입을 용도로 무지에서 티셔츠를 하나 샀다.

  

  

  호시오 광장. 내가 사진을 찍는 사이 노땡이 덩치 큰 흑인과 얘기를 하고 있길래(노땡 영어도 못하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약 팔러 왔다고. 노땡 약 빨게 생겼나.

  파노라마 - 호시오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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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3-13 14:48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했다. 혹시 리스본에 간다면, 혹시 이 식물원에 간다면, 중간에 작은 아치 모양의 문이 나오거든 꼭 끝까지 들어가보길. - 리스본 대학 식물원(Jardim Botânico da Universidade de Lisboa)

  

  

  

  

  

  

  

• 2016-03-13 23:17 하루종일 아무것도 타지 않고 걸어다녔다. 끼니마다 빵과 디저트와 커피로 당과 카페인을 넘치게 충전했고, 밥을 먹으며 그림을 그렸고, 감탄하고, 농담을 하고, 웃고, 그리고 조금 싸웠다.
  
  리스본 대학 식물원과 그 옆의 자연사박물관에 갔었다. 식물원은 이 세상이 아닌 것만 같았고, 박물관은 전시품도 별로 없고 관리도 잘 안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중 리스본 화학대학과 의과대학에서 쓰던 자료와 도구들을 전시해놓은 방이 인상깊었다. 내가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존 버거의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에서 알게된 화가 Vieira da Silva 갤러리가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길래 갔었다. 보고 싶었던 그림은 없었지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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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 공원이 있고, 핑크와 레몬과 파란 집들 사이로 오래된 나무들이 우아하게 가지를 뻗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우아하지 않은 것이라곤 없다. 그리고 조용하다. 바닷가도 공원도 동네도 시장도, 사람이 안사는 동네인가 싶을 만큼. 일요일 오후의 공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부모들이 많은데도 시끄럽게 구는 아이나 야단치는 부모라곤 없고, 시장의 푸드코트에 사람이 가득한데도 한국에서처럼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도, 귀가 찢어지는 음악도, 거슬리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신호등이 없어도 보행자가 건널목에 서있으면 모든 차가 정지한다. 지나치게 굽신거리지 않으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와 친절하고 자세히 가르쳐준다. 모두들 진심으로 편안하고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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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Mercado de campo ourique에 또 갔었다. 오늘은 양고기와 생선 수프. 일요일 저녁인데 사람이 가득. 어디서 뭘 시켜도 실패란 없는 리스본.
  집으로 걸어오며 노땡과 나는 '여기 사람들은 아름다운 게 뭔지 안다'는 데 동의했다. 길 한복판에 검은 고양이가 앉아있는데, 한국에서처럼 '저 아이 누가 해꼬지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역시 좋았다.
  세상에 이런 곳이 정말 있다. 세상에.